with a kiss i die
여성 영화

영원의 굴레를 깨뜨리는 단 하나의 입맞춤: With a Kiss I Die, 800년의 상실과 퀴어 재해석

상실의 고통을 아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불멸의 삶을 꿈꿉니다. 하지만 모든 기억이 살아있는 채로 홀로 남겨진 영원은 과연 축복일까요, 아니면 끝나지 않는 형벌일까요.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 속에서 매일 밤 과거의 환영을 부둥켜안고 살아가는 존재에게 세상은 거대한 무덤과도 같습니다.

영화 《With a Kiss I Die》(2018)는 Classical 서사의 대명사인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뱀파이어 판타지라는 잔혹하고도 아름다운 틀에 집어넣어, 인간 본연의 고독을 집요하게 탐구합니다. 과연 고통스러운 영원 속에서 새로운 사랑은 구원이 될 수 있을지, 스스로를 가둔 시간의 감옥에서 벗어나는 여정을 들여다봅니다.

🌿 이 영화가 특히 깊게 스며드는 순간

  • 지나간 사랑의 기억에 갇혀 현재의 삶을 이어나가지 못하는 분
  • 영원한 유대와 관계의 고독, 영혼의 치유에 관해 깊이 고찰하고 싶은 분
  • Classic 고전의 단순한 재해석을 넘어 파격적인 퀴어 서사와 뱀파이어 미학을 경험하고 싶은 분
  • 그래서 영원한 고독의 굴레 속에서 마침내 마주한 사랑이 어떤 결말을 맺는지 끝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 영화 관람 전 참고

이 작품은 시각적인 자극이나 관능성에 집중하기보다, 두 여성 인물이 공유하는 고독과 치유, 감정적 유대에 깊은 중점을 둡니다. 잔혹한 뱀파이어물이라기보다 관계의 본질과 상실을 다룬 감성 퀴어 판타지입니다.

🎬 영화 정보

  • 제목: With a Kiss I Die (2018)
  • 감독: Ronnie Khalil
  • 각본: Ronnie Khalil
  • 원작: William Shakespeare 《Romeo and Juliet》
  • 국가: 미국
  • 장르: 로맨스, 판타지, 드라마
  • 러닝타임: 73분
  • 플랫폼: Prime Video
  • 출연: Ella Kweku, Paige Emerson, George Blagden

📖 With a Kiss I Die: 800년의 고독 끝에 찾아온 또 다른 운명 [스포 없음]

1303년 베로나, 로미오의 죽음 직후 죽지 못한 채 뱀파이어로 만들어진 줄리엣은 800년이라는 아득한 시간 동안 로미오를 향한 그리움 속에서 스스로를 고문하며 살아갑니다. 그녀에게 불멸은 축복이 아닌 형벌이며, 매일 밤 과거를 되새김질하는 무한한 고통의 순환에 갇혀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리스의 눈부신 풍경 속에서 줄리엣은 시한부 삶을 살아가며 깊은 상실을 품고 있는 미국인 여성 Farryn을 마주칩니다. 영원을 사는 자와 시한부의 삶을 사는 자, 완전히 상반된 두 사람은 운명적인 끌림을 느끼며 서로의 슬픔을 들여다보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줄리엣을 온전히 소유하려는 뱀파이어 집단의 우두머리 Father, 그리고 그녀의 곁을 오랫동안 지켜왔으나 질투로 휩싸인 Amaltheo의 존재가 두 사람의 위태로운 관계를 거칠게 흔들기 시작합니다. 줄리엣은 과거의 유령을 품은 채, 자신을 가둬둔 족쇄를 끊어내고 새로운 운명을 선택할 수 있을까요.

🩸 비극적 판타지 With a Kiss I Die, 결말 분석과 상실의 해방

줄리엣에게 영원한 삶은 낭만이 아닌 지옥입니다. 매일 밤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읽고 독을 마시며 로미오의 죽음을 재현하는 자살 의식은, 그녀가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한 유일한 고통의 몸부림입니다. 완전히 뱀파이어로 변이해 피를 사냥하는 것을 거부하는 행위는 자신의 마지막 인간성, 즉 사랑했던 기억을 놓지 않으려는 안간힘입니다.

반면 Farryn은 백혈병이라는 병마 앞에서 삶을 간절히 열망하는 존재입니다. 불멸을 품었으나 죽고 싶어 하는 자와 죽음 앞에 섰으나 살고 싶어 하는 자의 만남은, 서로의 결핍을 완벽히 비추는 거울이 됩니다. Farryn은 줄리엣에게 상실 또한 삶의 일부분이며, 누군가를 다시 사랑하는 것만이 비로소 진짜 삶을 살아가는 길임을 일깨워줍니다.

결국 줄리엣이 Farryn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뱀파이어 본성을 받아들이고 억압적인 집단의 주축인 Father와 Amaltheo를 단죄하는 과정은 과거의 정체성을 파괴하는 행위입니다. 그녀는 로미오라는 800년 된 고대의 유령에서 벗어나 비로소 현재의 자신을 완전히 마주하게 됩니다.

🔎 With a Kiss I Die 결말의 재해석: 두 번째 비극이 완성한 영혼의 사랑

마지막 순간, 줄리엣은 병으로 죽어가는 Farryn의 피를 스스로 마시는 비극적인 선택을 내립니다. 죽어가는 피를 마시는 것이 뱀파이어에게 치명적인 독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감행한 이 행위는 단순한 자살이나 실수가 아닙니다. 800년 동안 저주처럼 이어진 영원한 삶을 스스로 종식하고, 오직 두 번째 사랑을 이루기 위해 내린 존엄한 결단입니다.

줄리엣은 사랑을 잃고 홀로 남아 영원을 헤매는 대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죽음을 맞이함으로써 시간의 감옥을 완벽히 탈출합니다. 줄리엣의 죽음은 비극적 소멸이 아니라 고독한 불멸의 굴레를 스스로 종식한 해방입니다.

❓ With a Kiss I Die 해석: 고전의 해체와 여성 서사의 재구성

Q. Classical 원작의 인물 관계를 지나치게 훼손하고 퀴어 요소를 무리하게 결합했다는 비판에 대해 어떻게 봐야 할까요?

이 작품에 대한 일부 비판은 셰익스피어 고전이 가진 로미오와 줄리엣의 숭고한 이성애적 사랑을 성별만 바꾼 채 왜곡했다는 지점에서 발생합니다. 특히 800년 동안 로미오를 그리워하던 줄리엣이 미국인 여성과의 짧은 만남으로 마음을 돌린다는 설정이 당위성을 약화시킨다는 지적도 존재합니다.

그러나 미학적 맥락에서 바라본다면, 이 영화는 단순한 고전 리메이크가 아닙니다. 남성 중심적 텍스트 안에서 ‘수동적 희생자’로 머물렀던 줄리엣이라는 인물에게 주체성을 부여하는 해체주의적 재해석입니다. 로미오와의 사랑이 예고 없이 찾아온 초월적 비극이었다면, Farryn과의 사랑은 상실의 아픔을 아는 성숙한 주체로서 스스로 선택한 수평적 연대입니다.

작품은 퀴어 서사를 단지 자극적인 소재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수백 년간 억압되어 온 여성의 주체적 욕망과 수평적 관계망을 시각화하는 도구로 활용합니다. 독자는 이를 고전에 대한 훼손으로 볼 것인지, 혹은 고전의 한계를 넘어서는 현대적 확장으로 볼 것인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 With a Kiss I Die: 영원보다 찬란한 순간의 사랑

이 작품은 영원이라는 족쇄에 매여 과거에 갇혀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집니다. 상실이 두려워 마음을 닫고 살아가는 삶은 과연 살아있는 것이라 할 수 있을까요. 영화는 불멸이라는 거대한 환상보다, 누군가와 온전히 감정을 공유하는 단 한 순간이 삶의 진짜 의미임을 역설합니다.

사랑은 고통이나 상실을 완벽히 피하는 수단이 아닙니다. 오히려 상실의 가능성마저 온전히 끌어안은 채 상대방의 결핍을 마주하는 용기입니다. 줄리엣이 800년 만에 깨달은 것은, 죽지 않는 영원함이 아니라 누군가를 위해 자신의 전부를 내던질 수 있는 현재의 존엄성이었습니다.

사랑이 가져오는 고통이 두려워 마음을 닫는 순간 우리는 영원히 고립된 무덤 속에서 살아가게 됩니다.

💬 당신은 영원한 고독과 비극적 사랑 중 무엇을 선택하겠습니까?

우리는 때로 과거의 상처와 상실감에 사로잡혀 현재 찾아오는 소중한 인연을 외면하곤 합니다. 800년의 외로움 속에서 마침내 두 번째 사랑을 선택하고 스스로 죽음을 맞이한 줄리엣의 결단이 여러분에게는 어떻게 다가오나요?

만약 당신이 줄리엣과 같이 끝없는 고독을 견뎌야 하는 불멸의 존재라면, 과거의 추억을 지키며 영원히 홀로 살아가는 삶을 택하시겠습니까, 아니면 비극으로 끝날지라도 순간의 찬란한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시겠습니까?

🍷 Violet Screen 큐레이션: 상실을 건너 연대로 나아가는 여성들의 이야기

1. 아가씨 (The Handmaiden, 2016)

  • 추천 이유: 신분과 규율, 남성 권력의 억압 속에 갇혀 있던 두 여성이 서로의 결핍을 알아보고 치밀한 연대를 통해 스스로의 구원을 찾아 나가는 퀴어 서사의 거장적 미학을 보여줍니다.

2. 텔 잇 투 더 비즈 (Tell It to the Bees, 2018)

  • 추천 이유: 1950년대 영국의 보수적인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사회적 편견과 상실의 아픔을 품은 두 여성이 상처를 보듬으며 조용하지만 강렬하게 서로에게 스며드는 애절한 감성 드라마입니다.

Lesbian Film Review 이전 안내
안녕하세요. Lesbian Film Review입니다.

보다 안정적인 글 발행과 다국어 서비스 및 독자 여러분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공식 플랫폼을 Substack으로 이전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의 신규 영화 리뷰와 비평 에세이는 아래 새로운 공간에서 발행됩니다. 기존 사이트는 조만간 운영이 종료될 예정이오니, 새로운 공간을 구독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새로운 Lesbian Film Review 바로가기 ↗
오늘의 질문
캐릭터 궁합 퀴즈

오늘의 질문

커밍아웃 전과 후, 가장 크게 달라진 건 무엇이었나요?

답은 저장되지 않아요. 아래 댓글창에 편하게 남겨보세요.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